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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나의 실패이자 성공이었던 나의 첫 수영이 시작되었다. 나의 엄청난 기억력으로 기억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카드를 보관하는 상자에 있는 회원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5살 때 무릎 높이도 되지 않는 얕은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하여 그 뒤로는 바닷가에 수영하러 가면 가슴이 요동을 치며 코에서 피가 흘러 수영을 하지 못했기에 도시로 이사 온 후 친구와 여름 실내수영장을 가도 가슴 높이에서 걸어 다니는 정도였다.

 

우연한 기회에 운이 좋게도 아주 좋은 곳에서 수영 강습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넓은 수영장에 아주 작은 인원의 한 그룹만 수영을 하며, 물 온도도 따뜻해 숨이 차지 않게 수영할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은 강사님의 지시만으로 수영하는 것으로 보아 연수반, 마스터반 정도의 고수분들이었던듯하다. 나만 초보자였기에 강사님은 내 옆에서 그룹 수영 지시를 내리며 나에게 수영을 가르쳐주셨지만 아쉽게도 나는 3개월을 마지막으로 그만두었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면 몸이 가라앉아 살기 위해 파란 줄무늬 풀부이를 잡은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고, 힘이 들어가니 몸은 더 가라앉고, 가라앉으니 더 힘을 주고 결국에는 발이 바닥에 닿았다. 그것을 3개월을 했다. 그것만 3개월을 했다. 재등록 마지막날 강사님께 "계속하면 될까요?" 여쭤보니 강사님께서 "혹시 어렸을 때 물에 빠져 죽을뻔한 적 있나요?" 물어봐, "어릴 적 물에 빠져 죽을뻔한 적 있어 수영을 배우고 싶어 다닌 것인데, 수영 계속 배우면 되나요?" 하니 "회원님은 공포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영 배우기 힘들 것 같다. 물에 빠져 죽지 않는 것을 몸이 알아야 하는데 3개월 동안 발을 못 떼는 것으로 보아 계속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말씀하셔서 그만두었다. 진짜 나만 없으면 정말 편하게 수영 강의를 하셨을 텐데 나 때문에 진짜 고생하셨다.

 

강사님은 강사님대로 그만두라고 말은 못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셨을 것 같다. 다행히 내가 생각해도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물어본 거였는데, 웬만하면 잘 물어보지 않는데 정말 난 물어보지 않는데 정말 잘 물어봤다.

 

나는 그 강사님의 "공포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영 배우기 힘들 것 같다. 물에 빠져 죽지 않는 것을 몸이 알아야 하는데 3개월 동안 발을 못 떼는 것으로 보아 계속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는 말씀을 "물에 대한 공포감, 물에 빠져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수영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하였다.

 

그래서 나의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단순한 희망사항이 물 공포를 이겨내는 프로젝트로 변하여 도전을 계속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 공포만 이겨내면 수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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