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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월 07월 다시 수영 시작!

수영을 그만둔 후 씻을 때 잠수하며 "물에 빠져 죽지 않는다."를 속으로 되뇌며 물에서 죽지 않는다는 것을 나에게 계속 알려주었다.

 

백화점과 스포츠센터의 수영장들을 다니며 강습이 가능한지, 강사님은 여자분인지 물어봤다. 첫 강습을 남자 강사님께 배웠으니 두 번째는 여자강사님께 배우고 싶었다.

동네 시립스포츠센터를 지나다 강습이 가능한지 물으니 강습이 있다고 한다. 시립은 기존의 수강생들이 계속 강습을 이어가기에 빈자리가 나지 않는데 운이 좋았다. 걔다가 여자강사님이시다. 바로 등록해 버렸다. 시립스포츠센터에 자리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내가  강습받는 동안에 새로 들어온 인원은 없었다.

강습 전 항상 전 강사님이 말씀해 주신 '수영장 물에서는 빠져 죽지 않는다!'를 속으로 되뇌며 강습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초급반이었음에도 수영을 정말 처음 하는 사람은 20명 중 나포함 3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사님은 수영이 처음인 수강생은 유아풀에서 발차기를 시켰다.

 

다른 수강생들을 따라가지 못한 나는 강의 초반 킥판을 잡고 출발한 후 한 칸씩 뒤로 밀리다 결국 맨 마지막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처음 수영을 배우는 다른 수강생조차도 따라가지 못하여 수업 중간부터 혼자 유아풀에서 거의 2개월을 발차기와 음파만 했었던 것 같다. 물에 대한 공포심만 극복하면 수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혼자 유아풀 바닥을 손으로 짚고 발차기와 음파를 2개월 동안 하였다. 사실 음파를 어떻게 하는지 몰랐기에 음파가 음파가 아니었다. 그냥 죽지 않는다는 세뇌였다.

 

새벽 첫 반이라 수업 전 조금 일찍 들어가 물이랑 친해지려 노력하고, 물에 빠져 죽지 않는다고 되뇌며 수업을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팔 돌리기를 하는데 난 유아풀에서 발차기와 음파만 하였다. "음~ 파!"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숨쉬기에 대한 질문은 한번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질문이 잘못되었었다. 단순히 "음파가 맞아요?"와 "어떻게 해요?"였다. 음파를 아는 사람에게는 그냥 음파일 뿐이고. 음파 하면서 숨을 쉬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난 아무리 생각하고 해 봐도, '음~'은 코로 숨을 뱉어내는 것이고, '파!'도 입으로 숨을 뱉어내는 것인데 숨을 언제 쉬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냥 잠수였다. 다른 수강생들은 잘 되는지 질문이 없다. 음파에 대한 질문도 없이 다른 수강생들과 같이 강습을 받는 것으로 보아 처음 한다는 두 명도 초보자가 아니었을 수 있다. 하긴 나도 수영 몇 개월 배우긴 했으니 초보자는 아니다! 발을 띄우는 것만 몇 개월을 했기에 숨쉬기를 배우는 데까지 나가지 않았을 뿐이다.

 

강습이 없는 자유수영 날 기초반 수강생들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 방해하지 않고 구석에서 물속에 들어가 제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나며 "물에서 죽지 않아!"를 속으로 외치며 숨쉬기만 연습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을 연습하니 숨 쉬는 타이밍, 숨을 쉬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숨 쉬는 타이밍을 안다고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편안한 들숨 공기의 양과 편안한 날숨 공기의 양, 편안한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과 날숨에 걸리는 시간 그리고 들숨에 필요한 시간을 익혔다. 그래서 난 편안하게 '음~'하며 숨을 길게 내뱉고 '합!'하고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렇게 2개월을 연습하여 마지막 한 달은 다른 수강생들과 같이 강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맨 마지막에 킥판 잡고 출발하여 앞사람 따라가려 발차기를 엄청하고 그래도 따라가지 못해서 바닥을 발로 차며, 걸으며, 달리며 따라갔다.

 

그렇게 1개월 기초반, 2개월 초급반을 지나 3개월째 중급반으로 가야 했다. 난 조마조마했지만 중급반으로 가게 되었다. 기초반&초급반에 남겨달라 말하고 싶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수영하는 것이 싫었기에 그냥 가만히 묻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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