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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V

110V가 있던 시절 감전된 적이 있었다. 저녁식사를 위해 불을 끄고 스위치가 없는 전기기구를 멀티 콘센트에서 뽑으려고 당기는 중 손가락 하나가 플러그 사이에 들어갔다.

 

끼어있던 손가락과 손이 간질간질거리며 파란 불빛을 내며 빛나고 있었다. 캄캄한 방에서 난 파랗게 빛나는 손을 흔들며 한참을 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의 불빛이 그것도 손 모양의 불빛이 방 안에서 내가 움직이는대로 움직이는데 이뻤다.

 

밖에서는 "나와서 밥 먹어!"라는 엄마의 소리가 들리고 나는 문이 닫혀 들리지 않았겠지만 "엄마! 나 감전됐어! 금방 나갈게!(이따가 나갈게! 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외쳤다.

 

당시 과학반이라 수업 끝나고 과학실에서 이런저런 과학실험을 하고 있었기에 전기는 가장 빠른 길로 지나가고, 지금 감전되지 않은 왼손을 데면 전기가 지나가는 가장 빠른 길에는 심장이 있고, 전기가 심장을 통과하면 죽는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밥 먹으러 나가기 위해 떨어지라고 손을 흔들었다. 세게 여러 번 흔들어서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110V가 심장을 통과하면 죽는지는 모르겠다.

 

220V

고등학교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 방송 중계되는 뭔가가 있었다. 홀수해였기에 월드컵과 올림픽은 아니다. 한일전 축구?

 

애들이 안된다 하여 보니 플러그가 콘센트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상해 들여다보니 콘센트에 나사가? 나사를 빼내려 손을 데는 순간 220V의 전기가 몸에 들어오자 몸이 반사적으로 뒤로 점프를 하였다. 통증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워낙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반사적으로 몸이 뒤로 점프를 하여 오랜 시간 감전된 상태로 있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었다면 "죽을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저씨 불러!" 

 

지금은 전등을 고치거나 뭔가를 할 때 전기 차단을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걱정된다. 면장갑에 고무장갑을 끼고 철저히 준비를 한다. 한번 당해본 경험 때문에 하나로 맘이 안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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